선물이라는 이미지는 똑같은 상자가 관점에 따라 선물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투박하고 더럽고 무거운 카드보드 박스라도 그 안에 기다리던 것이 들어 있으면 기쁨으로 끌어안게 된다. 인생 앞에 놓인 취업, 진로, 결혼, 건강, 관계, 비자 같은 상자들도 겉모습만 보면 짐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 그 안에 약속을 담아 두셨다면 다른 눈으로 받아야 한다.
여리고성은 이스라엘에게 난공불락의 철옹성처럼 보였지만, 하나님의 약속 밖에 있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여리고는 이미 약속의 땅 안에 있었고, 하나님은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너의 손에 붙인다”고 먼저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전쟁의 전략을 주시기보다 7일 동안 성을 돌고, 제사장들이 나팔을 들고, 언약궤를 행렬 가운데 두고, 침묵하며 행진하라고 명령하셨다. 이 명령은 여리고를 힘으로 치라는 말이 아니라, 여리고를 하나님과 함께 바라보는 연습이었다.
이스라엘의 행진은 문제를 외면하는 일이 아니었다. 문제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 사이에 하나님께서 머무실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손을 눈앞에 너무 가까이 대면 손이 보이지 않듯이, 문제도 너무 가까이 붙들면 깜깜한 벽처럼 삶 전체를 덮어버린다. 믿음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가 없는 삶이 아니라, 문제와 자신 사이에 하나님이 개입하실 공간이다.
아사의 기도는 그 공간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백만 군대 앞에서 아사는 계산보다 먼저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 밖에 도와주실 이가 없습니다”라고 부르짖었다. 예수님은 더 깊은 길을 보여주셨다. 광야의 시험에서, 겟세마네의 기도에서, 십자가의 조롱 앞에서 예수님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과 때를 따르기 위해 주도권을 하나님께 넘겨드리셨다.
하나님께 넘겨드린다는 것은 문제만 없애 달라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 문제를 지나가는 것이다. 여리고라는 상자는 가볍지 않았고 아름답지도 않았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약속이 담겨 있었다. 성도 앞에 놓인 여리고도 하나님과 함께 언박싱될 때, 약속을 아는 자리에서 약속을 누리는 자리로 지나가게 된다.
##
Key Takeaways
- 1. 여리고는 약속 안에 있다 여리고는 이스라엘을 약속에서 밀어내는 예외 상황이 아니었다. 그 성은 이미 하나님이 주신 땅 안에 있었고, 그래서 두려움의 벽이면서 동시에 약속을 확인하게 하는 포장지였다. 성도 앞의 문제도 하나님의 손 밖에 떨어진 사고가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을 드러내실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 [08:22]
- 2. 거리 두기가 믿음의 시작이다 문제를 가까이 붙들수록 문제는 더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시야를 가린다. 믿음은 현실을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라, 하나님이 보이실 만큼 한 걸음 물러서는 태도다. 문제와 자신 사이에 하나님께서 일하실 공간이 생길 때, 문제에 갇힌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지나가는 사람이 된다. [17:27]
- 3. 언약궤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 여리고를 도는 행렬의 중심은 성벽이 아니라 언약궤였다. 이것은 문제가 삶의 중심이 되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이 중심이 되는 질서를 보여준다. 같은 문제를 바라보더라도 중심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에 따라 짐이 되기도 하고, 약속을 여는 상자가 되기도 한다. [09:08]
- 4. 맡김은 지나가는 믿음이다 하나님께 넘겨드린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포기가 아니다. 아사처럼 전장에 서면서도 결과의 주인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고, 예수님처럼 할 수 있어도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어떤 문제는 맡긴 뒤에도 남아 있지만, 맡긴 사람은 더 이상 그 문제 안에 갇혀 있지 않다. [13:26]
- 5. 상자는 짐이거나 선물이다 상자의 크기와 무게가 바뀌지 않아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면 마음이 달라진다. 여리고도 사라져야 할 벽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이 약속을 경험하게 하시는 상자였다. 성도는 문제의 겉모습만 보지 않고, 하나님께서 그 안에 담아 두신 약속을 물을 수 있다.
## [27:34]
Youtube Chap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