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시고 “참 좋다” 하셨다면, 사람에게 필요한 응답은 “아, 맞다”라는 고백이다. “아, 맞다”는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세월에 묻히고 현실에 갇혀 잊었던 사실을 다시 기억하는 말이다. 전화기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잃어버린 사람만 전화를 받지 못했던 것처럼, 하나님은 한 번도 떠나지 않으셨지만 사람은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하나님을 잊고 살아간다.
하나님의 사랑은 현실이 풍요롭고 모든 일이 뜻대로 될 때보다, 질병과 고난과 사고 속에서 더 선명하게 기억되기도 한다. 고난은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때 축복의 통로가 되고 은혜의 통로가 된다. 장애와 연약함 가운데서도 기쁘게 찬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건강과 분주함이 반드시 하나님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인생은 대개 멀리 가야 행복이 있을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가까이 있는 은혜를 누리는 데 있다. 행복은 돈과 건강과 조건이 충분해서 얻는 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능력이고 권리이며 의무다. 신명기의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라는 선언은 희망사항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과 보호를 받은 백성의 정체성이다.
야곱은 장자의 명분과 아버지의 축복을 붙잡으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결국 도망자와 노숙자가 되었다. 야곱의 광야는 인간의 욕심으로 높이 올라가려 했던 인생이 바닥에 누운 자리였다. 하나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야곱이 만든 사다리가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사다리를 보여 주셨고,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복의 약속을 다시 들려주셨다. 하나님의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은 “왜 나만 이런가”라는 인생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된다.
야곱이 베고 잤던 작은 돌을 세워 기둥으로 삼은 행동은 보잘것없는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보여 준다. 작은 돌은 건물을 떠받칠 수 없지만, 하나님이 계신 곳을 기억하는 기둥이 될 수 있다. 봄 풀잎이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처럼, 연약한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나라를 떠받치는 사명이 있다. 늪에 빠져 있어도 길 가던 사람임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아, 맞다”의 믿음이다.
Key Takeaways
- 1. 하나님은 떠나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사람이 기억할 때만 존재하는 사랑이 아니다. 현실에 갇힌 사람은 하나님을 잊을 수 있지만, 하나님은 그 사람을 잊지 않으신다. 은혜의 순간은 새로운 하나님을 발견하는 순간이라기보다, 늘 함께 계셨던 하나님을 다시 알아보는 순간이다. [35:06]
- 2. 행복은 사랑 안에서 다시 보인다
행복은 멀리 있는 조건을 모아 놓아야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에게 사랑받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관계는 이미 행복의 가장 깊은 조건을 품고 있다. 욕심이 커질수록 행복은 멀어지고, 받은 사랑을 인정할수록 행복은 가까이 다가온다. [45:09]
- 3. 하나님의 약속은 광야에서 선명하다
야곱의 사다리는 인간이 쌓아 올린 성공의 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려 주신 은혜의 통로였다. 하나님은 도망자의 밤에도 복의 약속을 취소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의 함께하심은 인생의 상황이 안전해서 주어지는 보장이 아니라, 가장 불안한 자리에서도 붙드는 약속이다. [50:00]
- 4. 늪에서도 길 가던 사람이다
현실의 어려움은 사람에게 정체성까지 잊게 만든다. 하나님의 사람은 먹고사는 문제와 눈앞의 실패에만 묻혀 있는 존재가 아니라, 진리의 길과 사명의 길을 걷도록 부름받은 존재다. 늪에 빠진 현실을 보되, 길 가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믿음이 필요하다. [56:01]
- 5. 작은 돌도 하늘의 기둥이다
하나님께서는 작고 연약한 인생에게도 하나님의 나라를 떠받치는 사명을 맡기신다. 사람의 크기와 능력은 사명의 크기를 결정하지 못한다. 하나님이 여기 계심을 깨닫는 사람은 자신의 작은 자리도 은혜의 기둥으로 세울 수 있다. [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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