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20년의 험난한 항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야곱을 보여 줍니다. 야곱은 형 에서를 피해 도망자의 파도를 넘었고, 라반이라는 엄청난 삼촌의 파도도 넘었지만, 이제 항구 입구에서 에서가 400명을 데리고 기다린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성도의 삶도 하나의 고비를 넘었다 싶으면 또 다른 고비가 찾아오고, 이제 좀 쉬어야겠다 하는 순간에 더 큰 고비가 앞에 서 있습니다.
야곱의 두려움은 믿음이 없어서 생긴 감정이 아닙니다. 신앙은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도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이 에서를 만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사자들을 보내시고, 그 땅을 마하나임, 곧 하나님의 군대의 자리로 보게 하십니다. 그러나 야곱의 눈에는 하나님의 군대보다 에서의 400명이 더 크게 보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보다 문제가 더 크게 보이고, 약속보다 눈앞의 현실이 더 크게 보이는 인간의 마음이 야곱 안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야곱은 그 두려움 속에서 다시 하나님 앞에 엎드립니다. 야곱은 “나는 주께서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실하심을 조금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고백하며, 받을 자격 없는 사람을 붙드신 은혜를 깨닫습니다. 회개는 죄를 고백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에서 자격 없는 자를 붙드신 은혜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하나님께 나아가기 전에 먼저 십자가를 지셨고, 회개는 은혜를 받아내는 조건이 아니라 이미 와 있는 은혜를 향해 마음을 여는 믿음의 응답입니다.
야곱의 기도는 두려움을 숨기지 않습니다. 야곱은 “제가 두렵습니다”라고 솔직히 말하고, 동시에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다시 붙듭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약속을 상기시키는 시간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약속을 잃어버린 사람이 그 약속을 다시 붙드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은 두려움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와 계시는 분이며, 에서를 만나러 가는 길은 사실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는 길이 됩니다. 마하나임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보고, 브니엘에서 하나님을 직접 만난 야곱처럼, 믿음은 두려움을 피해 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지나 은혜의 문을 두드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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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Takeaways
- 1. 두려움은 믿음의 반대가 아니다 믿음은 겁이 전혀 나지 않는 상태가 아닙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사람이었지만, 에서의 400명 앞에서 “심히 두렵고 답답”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두려움을 책망하기보다, 그 두려움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열어 주십니다. [04:07]
- 2. 마하나임은 이미 와 계신 하나님이다 야곱은 에서를 만나기 전에 하나님의 군대를 먼저 만났습니다. 문제보다 먼저 도착하신 하나님이 있었지만, 야곱의 마음에는 여전히 400명이 더 크게 보였습니다. 믿음의 눈은 현실을 부정하는 눈이 아니라, 현실보다 먼저 일하시는 하나님의 진영을 다시 보는 눈입니다. [08:00]
- 3. 회개는 은혜를 다시 발견한다 야곱은 받을 자격이 없다고 고백하면서, 자기 꾀와 능력으로 살아온 길을 내려놓습니다. 회개는 하나님께 은혜를 얻어내는 거래가 아니라, 이미 자격 없는 자에게 와 있는 은혜를 향해 돌아서는 일입니다. 그 자리에서 사람은 자기 손에 쥔 통제력을 내려놓고,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손을 붙들게 됩니다. [13:51]
- 4. 기도는 약속을 다시 붙든다 야곱의 기도는 두려움을 없애 달라는 말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야곱은 두렵다고 고백한 뒤, 하나님이 주셨던 약속을 다시 입에 올립니다. 기도는 하나님이 잊으신 약속을 알려 드리는 시간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흐려진 마음이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붙드는 시간입니다. [17:23]
- 5. 두려움은 은혜의 문이 된다 믿는 사람의 문제는 하나님 손에 올려질 때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하나님 안에서는 사람을 빚어 가는 은혜의 도구가 됩니다. 에서를 만나러 가는 길이 하나님을 만나는 길이 되었듯이, 두려움의 자리도 더 깊은 만남의 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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