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어떻게 왔느냐”는 질문은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게 걸음을 멈추게 한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핑계,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 자녀를 세워야 한다는 부담, 이민자로 한 번 멋지게 살아 보겠다는 마음은 주위를 살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인생을 돌아보게 되면, 오늘의 자리가 자기 힘만으로 온 자리가 아니었음이 보인다.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있었고, 누군가의 기도와 희생이 있었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다.
에벤에셀은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고백이다. 사무엘은 미스바와 센 사이에 돌을 세우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 불렀다. 이 돌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블레셋이라는 오래된 두려움 앞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기억하게 하는 증거였다. 블레셋은 이스라엘을 가로막고, 시비를 걸고, 모욕을 주던 존재였다. 인생에도 그런 블레셋이 있다. 길을 막는 일, 싸움을 걸어오는 사람, 수치와 모욕을 안기는 상황이 있다. 그런데 그런 아슬아슬한 자리마다 하나님이 붙드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에벤에셀은 처음부터 은혜로운 자리만은 아니었다. 사무엘상 4장의 에벤에셀은 전쟁을 준비하던 자리였고, 언약궤를 빼앗긴 수치의 자리였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믿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이용하려 했다. 언약궤를 앞세우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신앙은 더 큰 패배를 가져왔다. 하나님은 블레셋 땅에서 다곤을 무너뜨리시고 언약궤를 되돌리셨지만, 그 회복 뒤에도 사무엘은 회개와 금식과 기도를 요구했다.
미스바는 전쟁 준비의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께 돌아가는 장소가 되었다. 이스라엘은 이방 신과 아스다롯을 버리고 마음을 여호와께로 향해야 했다. 블레셋이 다시 쳐들어왔을 때, 이스라엘은 예전처럼 무기를 먼저 들지 않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천둥으로 블레셋을 어지럽게 하셨고, 이스라엘은 자기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으로 승리했다. 그래서 에벤에셀은 수치가 간증으로 바뀐 자리, 빼앗김이 회복으로 바뀐 자리, 눈물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고백하는 자리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돌아보는 믿음은 은혜가 되고, 지금도 돕고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은 감사가 되며, 앞으로도 도우실 하나님을 기대하는 믿음은 소망이 된다. 에벤에셀의 하나님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지금도 삶과 가정과 교회 가운데 함께하시며, 앞으로도 자기 백성을 붙드시고 인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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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Takeaways
- 1. 감사는 은혜를 기억하는 고백이다 감사는 억지로 밝은 표정을 짓는 태도가 아니라, 받은 은혜를 정직하게 알아보는 눈에서 시작된다. 행복을 원하면서도 감사가 사라지면, 사람은 가진 것 속에서도 불행을 산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인정하는 사람은 자기 성공의 이야기를 은혜의 이야기로 다시 읽게 된다. [33:39]
- 2. 블레셋은 인생에도 찾아온다 블레셋은 단지 옛 전쟁의 적이 아니라, 길을 막고 시비를 걸며 수치를 주는 모든 현실의 이름처럼 들린다. 이민자의 삶, 가정의 책임, 오래 버텨야 했던 고생 속에도 블레셋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위험을 통과한 자리는 결국 하나님이 붙드신 흔적을 보게 한다. [36:55]
- 3. 하나님은 이용당하지 않으신다 언약궤를 앞세운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신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승리의 도구로 삼으려 했다. 신앙의 이름을 부르면서도 마음속 목적이 성공과 안전에만 머물면, 하나님은 수단으로 전락한다. 참된 회개는 하나님을 앞세우는 척하는 마음에서 하나님만 섬기는 마음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49:33]
- 4. 미스바는 기도로 바뀐 전장이다 미스바에 모인 이스라엘은 싸울 준비보다 회개와 금식과 기도를 선택했다. 블레셋이 다시 쳐들어왔지만, 달라진 믿음은 무기보다 하나님을 먼저 붙들었다. 하나님은 천둥으로 싸우셨고, 사람의 힘으로 지던 자리를 하나님의 승리로 바꾸셨다. [51:14]
- 5. 에벤에셀은 역전의 자리다 에벤에셀은 처음부터 좋은 기억만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곳은 패배와 빼앗김과 수치가 있었던 자리였지만, 하나님은 바로 그 자리를 도우심의 기념비가 서는 자리로 바꾸셨다. 눈물의 자리가 간증의 자리가 되는 것이 에벤에셀의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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